“김부선 씨만큼 성남지역사회에서 관심을 받는 인물은 드물 것입니다. 성남지역만을 대상으로 하는 포털사이트가 있다면 아마 인기검색어 1위일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성남일보 댓글에서 쉽게 확인이 됩니다.”(모동희 성남일보 발행인 겸 편집인, '김부선 씨와 임금님 귀')

대다수 성남지역언론들이 마치 숨어 있는 신의 목소리를 따라 움직이듯 '기묘한 침묵'(?)을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남일보에는 김부선 관련 기사, 칼럼이 계속해서 게재되고 있고, 많은 의미 있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막혔던 큰 물이 작은 빈 골을 발견하자 차고 넘칠 듯 세차게 흐르는 형국이다. 물론 그 지면에는 함께 실려 흐르는 것도 있다. 터무니없이 김부선을 매도하고 권력을 옹호하는 쓰레기 댓글들.

이보다 더 두드러진 것이 있다. 보이지 않는 성남지역사회의 여론. 성남지역의 정가, 언론, 오피니언 리더, 식자층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적지않은 여느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선 온통 KBS 이야기뿐이다. 그것이 지역사회의 여론이라 할 수 있는 것은 걸쭉한 입담이 섞여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 내용에서 상식 그리고 어떤 진실함과 동의어인 속내 감추지 않는 담론으로 입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선 지자체장 성 스캔들. 사안의 특성상 김부선이 말끔히 정리하는 것. 이것만이 정답이다. 그녀가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김부선은 천상의 직업이자 그녀 삶의 본래 자리인 연기로 돌아갈 수 있다. 속 시원히 털어내 해원해야 재기할 수 있다. 그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그녀가 한 인간으로서 행복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우리에게 명배우로 다시 사랑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이 나라의 끝자락 섬 제주. 거기 어린 시절 끼 많고 꿈 많았던 한 소녀가 있었다. 김부선. 그녀는 30여 년 전 자신의 끼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연예계로 첫발을 내딛었다. 대성공. 패션모델로 데뷔했고 은막의 스타로 발돋음할 기회를 얻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뭇 남자들의 시선도 한 몸에 받았다. 한때 잘 나가던 시절, 남부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리고 3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지금 김부선은 그 잘 나가던 옛 시절과는 정반대의 현실, 아니 최악의 현실에 직면해 있다. 무릇 모든 광대는 팬들의 사랑을 먹을 때 진정 행복하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팬들의 사랑은커녕 그녀를 기억하고 좋아했던 팬들에게조차 가물가물한 '기억의 저편'일 뿐이다. 그 뿐이랴. 이 한물간 여배우는 '눈 밖에 난' 사회적 기호에 지나지 않는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대마초', '돌아이'라는 낱말로 상징되는 그녀의 부정적 이미지 때문이다.

가령, 김부선은 대마초문제에서 그들은 마약쟁이가 아니라 환자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항변에 귀를 기울여주기에 앞서 그녀가 그 풀잎에 손을 댄 사실 자체를 잊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것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이다. 최근 방송에 나와서는 동료들이 나를 떠나갔다, 사회적 이슈에 적극 나선 탓에 출연에 지장 받았고 연기자로 나설 수 없어 억울함을 표시했다. 대단한 착각이다. 자가당착이다. 떠난 것은 그녀 자신였고 출연의 외압은 가당치도 않다. 가혹할지 모르지만, 그것은 그녀의 선택의 결과일 뿐이다. 

바로 알아야 한다. 그녀에게 깨어 있는 연예인, 할 말하는 연예인이라는 일부 긍정적 이미지도 사실은 허상이라는 것을. 페친들의 응원글 또한 마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이 긍정을 잠식하는 것이 이미지의 생산과 유통의 법칙이다. 게다가 그 긍정적 이미지가 삶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견고한 것이 아닐수록, 뒤늦게 나타난 것일수록 그렇다.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자신이 그토록 갈망하고 염원하는 배우의 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녀가 뿌린 씨앗을 스스로 거둬들이는 것 뿐이다. 

최근 김부선은 페이스북에 흠뻑 빠져들었다. 지치고 외롭고 힘들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녀는 그 성 스캔들의 지자체장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다. 그 일부는 성남일보에 보도되어 성남지역사회에도 널리 알려졌다. 다시 끄집어내는 이 사실에서 우리는 알아차린다. 그녀의 팬 카페를 통한 어떤 시도가 용기내어 열었던 뚜껑을 자신이 성급히 닫아버리는 석연치 않은 그 무엇이었음을.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외압에 의한 것이라는 강한 암시와 의혹을.

그래서 지자체장 성 스캔들을 공적 차원의 문제로 명료하게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그녀가 어정쩡하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 주변에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줄 친구가 없기 때문일까? 겉으로는 강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나약한 인간이어서가 아닐까? 전자일 수도 있고 후자일 수도 있다. 양쪽 다일 수도 있다. 아무래도 좋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녀에게 때론 따스한 위로를, 때론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친구가 되어줄 필요는 있다.

대마초문제도 짚고 넘어가자.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꺾기 전에는 다시는 연기 기회가 주어지기 힘들다. 실정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외국에서 합법이라 할지라도 국내에서는 용인될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 대마초가 한약이라면 한의사가 나서면 된다. 한의사가 안 나선다고 그녀가 나 설 이유는 더더욱 없다. 연예인을 동경하고 장래 연예인이 되려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보고 듣고 있다. 이 점에서 대마초문제에 대한 재고 요청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녀의 목소리가 당당히 인정받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그녀의 위치에서는 아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지금은 그녀의 목소리가 인정받을 수 없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무슨 다른 사람의 피해에 적극 나서는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한다. 그것은 만용이다. 지자체장 성 스캔들의 망령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라. 처음 그녀의 공론화는 역시 할 말하는 김부선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팬 카페를 통한 수상쩍은 행동으로 사람들은 외면했고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한층 더 강화시켰다는 것을 그녀는 알아야 한다.

지자체장 성 스캔들은 이미 공적인 문제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그렇다면 공적 차원을 우선해서 판단하고 처신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더욱이 할 말하는 연예인이라는 그녀가 나중에 획득한 긍정적 이미지도 이 공적 차원에서만 의미를 가진다는 점에서도 문제의 공적 성격이 전면에 내걸려야 하는 것이다. 이 공적인 차원에서만 김부선은 혼자가 아니다. 그녀는 더 이상 약하지 않고 오히려 사람들과 더불어 강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여전히 끝을 내지 못한 지자체장 성 스캔들로 인해 김부선은 우리 모두에게 큰 죄를 지었다고 말할 수 있다. 권력의 협박? 두려울 것이 전혀 없다. 두려워할 때에만 그것은 권력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 권력과 어떻게 싸우면 되는가? 함께 싸우면 된다. 권력과 싸우는 것은 공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적인 문제는 모두의 문제다. 그 협박한다는 권력과 함께 싸우면 되는 것이다.

그녀 스스로 “내가 사회의 암적 존재인가?” 물었다. 사실 김부선이 공적 차원에서 굳건히 서서 문제를 대응해줄 때 그녀는 더 이상 암적 존재가 아니다. 그녀와 함께 할 깨어 있는 시민, 할 말하는 시민들은 장담컨대 줄을 설 것이다. 공공성을 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친구들은 많은 것이다. 김부선 씨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우리 사회는 공적인 문제를 한 개인이 감당하게끔 외면할 정도로 부패하지도 않았다. 전혀 허약하지도 않다. 이 점을 그녀는 깊이 새겨두어야 한다. 

지금도 그녀는 포털에 올라온 자기 관련 기사를 발췌하여 그 중 풀잎에 대해 무한 사랑을 보내고 있다. 풀잎문제에서 벗어나는 것.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나서지 않는 것. 그 총각이라 사기친 지자체장을 모두가 공유하는 정의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것. 이 모두가 김부선에게 달려 있다. 이 세 가지 자신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확실하게 결단하라. 그래야만 그녀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녀의 병은 그녀만이 고칠 수 있다. 우리는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 아픔과 증오를 불멸의 연기로 승화하는 명배우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