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김부선의 폭로가 있은지 1년이 되어 간다. 여전히 불씨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사자로 지목되었던 변호사 출신의 지자체장이 아직까지 밝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지자체장은 태연자약 그 자리에 눌러 앉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후안무치'라는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폭로를 흔히 대중의 호기심 정도로 치부해 끝나고 마는 단순 성스캔들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처럼 김부선의 폭로가 사람들 사이에서 '특별한 관심'으로 굳건히 자리잡게 된 것은 무엇때문일까? 그것은 만사 젖혀놓고 김부선 그녀 자신의 책임이다. 왜냐하면 시작도 그녀가 했고 마무리도 그녀가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앞뒤 모양새가 이상했다. 더구나 그 양상이 사람들의 눈에 거창한 시작과 초라한 끝으로 비추어진 것은 물론이다. 이미 바닥에 엎질러진 물을 도로 주워 담으려는 그녀의 수고(?)로 오히려 양식을 가지고 보는 이들은 실소와 동정심마저 자아냈다.

이 실소와 동정심은 괜한 것일까?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알려진 김부선의 이미지는 여느 연예인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그녀는 '깨어있는 연예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어느 네티즌이 언급하였듯이 그녀는 공사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함, 질러대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그녀에게서 꼼수를 부린다거나 앞뒤를 잰다거나 하는 일 따위는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 똑 부러진 이미지의 소유자가 김부선이다.

이로 인해 김부선 그녀는 스스로도 이방인을 자처할 만큼 세상 사람들에게 혹독하다고 느껴지기에 충분한 삶의 고단함을 마다하지 않은 여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요컨대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의 삶은 우리에게 나름대로 고유한 색깔을 가진 자존의 이미지인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그 지자체장으로부터 기만 당한 모멸감을 억누를 수 없는 우리의 확실한 이유와 마찬가지로 그녀에게도 그녀가 공적으로 폭로한 그 지자체장을 퇴출시켜야 하는 이유가 확실하게 있는 셈이다.

돌이켜 보면 '공적 폭로'인 그 시작에 비해 양식을 가진 사람들의 실소와 동정심을 자아낸 초라한 마무리란 아주 수상쩍은 것이다. 남의 성생활에 관심을 갖지 말라? 이니셜이 그가 아니다? 이것은 왕창 빗나간 것이다. 우리의 이유는 남의 성생활이나 고착되지도 않은 어떤 이니셜에 대한 호기심과 아무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호기심 따위로 폄하될 수 없는 성격의 것임을 그녀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마무리가 아주 수상쩍은 것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우리에게 알려지고 또 우리가 믿는 김부선의 스타일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밝혀야 할 때가 왔다. 김부선은 자신의 팬 카페 회원들과의 주고받는 댓글놀이 중 인천 앞바다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이 담긴 사진 속 주인공인 지자체장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푸들님이 아시면 기절할 텐데.” 그러나 한겨레 보도를 통한 폭로 직후인 2010년 11월 12일 이후 위 댓글은 삭제되었다. 이것은 어떤 치밀함이다. 왜 그랬을까? 아이디 '푸들'을 쓰는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지목받고 있는 해당 지자체장이 자주 애용하는 아고라에 가보면 꼬리가 잡힌다. 푸들과 해당 지자체장의 대화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부선, 푸들, 지자체장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해당 지자체장을 퇴출시키는데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증거는 한 둘이 아닐 것이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모 정당은 공천 후보자 적격심사 당시 김부선과 부적절한 관계가 문제되어 해당 후보의 공천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인 사실이 있었지만 모두 해결하였다는 소명으로 흐지부지 공천된 사실도 있었다. 해당 지자체장이 우리에게도 그녀에게도 부정의 대상으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한, 그가 누구인지 밝혀질 때까지 진실을 알리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증명해 줄 수 있는 사람도 나타나게 될 것이다.

최근 김부선은 팬 카페에 '제명'이라는 낱말을 '“““재명”””'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낱말이 쓰인 문맥으로 보아 그것은 의도적이다. 왜 이런 의도성을 그녀는 숨기지 않는 것일까? 왜 그랬을까? 지난 날 '거론되고 있는 이니셜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덮었던 그녀가 왜? 그가 누구이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자들은 톡톡히 그 대가를 지불받아야 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김부선 그녀도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럴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지자체장의 실명을 공개할 것이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장이 이에 앞서 스스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사퇴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그녀의 폭로는 흔해빠진 성스캔들이 아니라 지켜져야 할 공공성 영역의 파괴, 한 고유한 한 인간 삶의 파괴이기 때문이다. 김부선 그녀도, 우리도 다르지 않다. '김부선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김부선은 틀리지 않았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폭로한 김부선이 옳다.'(파워블로거 '거다란'의 글, '김부선을 비난하는 자 멍청하거나 비열하거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