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가 정상화된 것은 잘된 일이다.  그렇게도 삐걱대더니 무슨 신통술이 있었는지... 아무튼 일들을 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다.

8년 동안 밀고 당기던 시립병원 관련 조례가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다는 소식도 장마 구름 사이로 잠시 비치는 파아란 하늘같다.
 
그런데 누군가 해야 할 말을 아무도 안하는 것이 있어 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에게 쓴소리를 하려한다.
 
당초 시의회 소집에 응하지 않은 근거로 내세운 '7개항' 문제,  시의회 한나라당의원협의회(이하 시한협)은 이에 대해 왜 아무런 해명이 없는가.
 
이 '7개항' 문제는 어떻게 하기로 시장과 타협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시한협 스스로 합의한 임시회 소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일부 시민들로부터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까지 된 터에 등원거부의 명분이었던 '7개항'이 어찌어찌 타결되어서 등원했노라, 이런 정도는 시민들에게 보고해야 하지 않겠는가.
 
만일 이 대목에서 아무 해명도 못(안)한다면,  결국 시한협은 괜히 한 번 민주당 소속 시장 길들이기를 하려고 했다가 제대로 된 사과도 변변히 못 듣고 슬그머니 무릎을 꿇은 우스운 해프닝 쯤으로 시의회사에 기록될 것이다.
 
들리는 바로는 시한협 내부에 균열이 생겼다는데 이것도, 설익은 중앙정치 흉내내기를 보는 듯해서 씁쓸하다.  시한협이 이재명 시장을 너무 쉽게 보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시의회 다수 의석이라해서 만사형통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학습한 것은 다행이지만, 앞으로는 섣불리 등원거부라는 카드는 쓸 수가 없게 되었으니 이것도 시한협의 한계라면 한계다.
 
그렇다면 이제 문기래 국장에 대한 소송을 어찌할 것인가만 남았다.
길게 얘기할 것도 없다. 소를 취하하면 된다.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문 국장을 고소한 당초의 명분을 시한협 스스로가 버렸기 때문이다.  문 국장이 왜 피소당했는가?  시의회 의장(시한협 소속)더러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한 성명 때문 아니었는가?  문 국장이 비분강개해서 개인적 소신으로 그런 성명을 냈겠는가?  뻔한 일을 가지고 정치중립 위반 운운 하면서 고소장을 낼 때부터 '그저 시장을 압박하려고 그러나보다' 했다.

문 국장은 시장의 인사권을 보좌하는 참모라인의 핵심이다.  지방자치법에 명시된 시의회 의장 인사추천권을 무시하면 법을 위반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를리가 없으니시장을 잘못 보좌한 그 점을 추궁했어야 맞는 것이다. 

본래 '7개항' 중에서, 시의장 인사추천권을 무시한 시의회 사무직원 인사 건은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위법한 행정행위로서 원인무효이나 인사의 특성상 치유가 어려우니 당해 인사 라인에 대한 문책을 요구, 관철하는 것으로서 시의회의 권위를 지켰어야 하는데 당시에나 지금이나 시한협의 누가,  시장에 대해 그러한 요구를 하고 있는가.
 
검찰도 이 문제는 시간을 벌면서 소 취하서가 접수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시 대변인 격인 홍보담당관이 "기관 대 기관의 입장 표명"이라며 선을 긋지 않던가. 
 
칼은 칼 집에 있을 때 상대방을 억제하는 효과라도 있다.  칼을 빼서 휘둘렀는데 허공만 가른다면 그 칼은 이제 거추장스런 꼴이 날 수도 있다.  지금 문 국장에 대한 고소장이 그와 같다.
 
그리고 기왕에 시의회가 소집되어 있으니 회기 내에, 시한협은 문 국장 고소 건을 취하하고, 이 시장도 일부 시민들이 낸 피소 건을 취하토록 조정해서 회기를 끝내는 본회의장에서는 시장과 시의장이 "시민의 이익에는 여야가 없다" 를 확인하며 저간의 시의회 공전사태에 대해 시민에게 공동사과를 한다면 이것이 정치력 아니겠는가. 
 
나는 이 시장에게 그릇을 키우길 권했지만 대답이 없다.  그렇다면 시한협이 그릇을 키워보라.  그래서 이 시장을 담으라.  누가 큰 지는 누가 담는지, 누가 담기우는지를 보면 안다. 
 
시민은 담는 자를 주시하고 또 기억할 것이다.